성탄의 참된 의미
본의 아니게 미국에서 세 번이나 병원에 입원해 보았습니다. 한 가지 공통된 경험이 있었는데, 늘 발이 차더군요. 그래서 따뜻한 담요를 갖다 달라고 해서 발 위에 덮고 있곤 했습니다. 때론 담요를 다섯 장씩 덮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병원이 워낙 춥기때문에 그렇게 해도 발은 늘 차가웠습니다. 그래서 어르신들, 아주 연로하신 분들 병원 심방을 가게 되면 의식이 없을 때도 있는 발에 온기가 돌 때까지 발을 주물러 드리기도 했습니다. 누가 남의 발을 만지는 것을 좋아하겠습니까마는 발이 차가우면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발’ 하면 누가 떠오르십니까?
저는 예수님이 생각납니다.
유대인들이 사는 근동 지방은 건조하고 먼지가 많이 나는 지역입니다. 포장되지 않은 길을 샌달을 신고 걸어 발이 많이 더러웠으니, 그래서 유대인들은 늘 집에 들어오면 손과 발을 씻었습니다. 집에 하인이 있는 부자들은 종들이 발을 씻어주었지요.
발을 씻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었지만, 그 일을 남을 위해 한다는 것은 결코 유쾌할 수 없을 겁니다. 종이 주인에게, 힘 없는 자가 힘 있는 자를 위해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께서 그렇게 하셨습니다. 섬김의 본을 보여주셨습니다.
과연 성경은 우리 주님이 섬기고 죽기 위해 이 땅에 오셨다고 가르칩니다. 쉽게 말해 예수님은 갑이 아닌 을로 이 땅을 살아가신 겁니다. 우리 주님은 영원한 갑이시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을로 사셨습니다.
물론 세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판매자보다는 구매자가 힘이 있고, 고용주가 고용인보다 힘이 있고, 가진 자가 못 가진 자보다,정복한 자가 정복당한 자보다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갑이 되기 위해 분투하는 인생을 살아갑니다. 또 갑이 되면 그것을 누리고 지키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합니다. 자기가 갑이라고 생각하면 상대방을 무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
하지만 때론 갑과 을이 순식간에 뒤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언제 그런 일이 일어날까요? 갑의 죄가 드러날 때입니다. 아무리큰소리치던 사람도 자신의 죄가 드러나면 힘을 잃어버립니다. 루이 14세와 마리 앙뜨와네트가 그랬고, 한국의 몇몇 대통령을비롯한 과거 권력자들이 그랬습니다. 죄는 이렇게 무서운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권력자들은 죄가 없는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워서 힘을 잃게 만들기도 합니다. 또 때론 죄가 없는 사람이 죄를 뒤집어 쓰고 스스로 힘을 잃기도 하는데, 사랑하는 사람을위해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참 특이한 점은, 우리 주님께 이 두 가지 일이 함께 일어났다는 사실입니다.
죄 없으신 그 분에게 권력자들이 죄를 뒤집어 씌웠고,
그 분 스스로도 변명하지 않고 그 죄를 뒤집어 쓰셨으니 자기를 위해 오신 당신의 목적을 이루고자 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님, 섬기기 위해 오셨고, 자신을 주기 위해 오셨습니다.
성탄을 맞으며 다시 한 번 기억합니다.
예수님을 소개하고 함께 따르는
호수교회 김철규 목사 드림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마가복음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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