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하는 사람은 잘 싸우는 사람입니다
탁월한 사람들은 종종 일반인들과는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입니다. 휴스턴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던 세계 최고의 부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도 그런 사람들 중 한 사람이지요. 프린스턴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맨하탄의 투자회사에서 억대 연봉 받으며 일하던 그가 하루는 직장을 그만 두고 사업을 시작합니다. 사업 아이디어는 집 거라지에서 전화/인터넷으로 책을 주문받고 배달해 주는 사업! 얼핏 들으면 정신 없는 사람으로 여겨질 정도로 그의 사업 계획이 그리 대단한 아이디어는 아니었던 것처럼 들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 자신도 이 일이 그를 세계 최고의 부자로 만들어 주리라 생각지는 못했을 것 같습니다. 당시 제프 베조스의 직장 상사도 직장을 그만두는 그에게, 창업은 직장이 없거나 별로 안 좋은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고 충고했다고 합니다.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긴 했지만, 아마도 그에겐 한동안 많은 인내가 필요했을 겁니다.
성경에도 그런 비상식적인 일들을 했던 사람들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남들은 전혀 볼 수 없었던 미래를 보고 나갔던 사람들의 이야기이지요. 비가 오지 않는 청명한 날들을 살아가던 노아는 비가 올 때를 대비해 배를, 그것도 산 위에다 지었습니다. 그래서 자신과 가족, 수많은 동물들을 살렸습니다. 집과 가족들을 떠나면 언제 어디서 강도를 만나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고대를 살아가던 아브라함은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자기 주변의 안전 울타리였던 가족과 친척들을 떠나 전혀 모르는 곳으로 이주했습니다. 그래서 믿음의 조상이라 불리게 되었지요. 페르시아 제국에서 황제를 가까이에서 모시던 느헤미야도 고향 예루살렘성이 다 무너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온갖 비난과 어려움, 반역자로 몰리는 위험을 감수하며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다시 성을 지었습니다.
비전의 사람들이었던 이들은, 또한 인내의 사람들이기도 했습니다. 비상식적인 결정을 내렸던 사람이 엄청난 인내를 요구하는 상황으로 몰리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인내의 시간을 잘 보낸 이후 비전의 결정과 인내의 상급을 받는 모습들을 보게 됩니다. 골리앗을 물리친 다윗의 용맹도 위대하지만, 하루하루 이어지는 삶의 무게를, 가족들의 고통을 지켜보는 아픔을, 사람들의 비난을 견뎌낸 이들도 위대한 전사들임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사실 인내는 종종 피를 흘리며 싸우는 것보다 더 힘든 일입니다.
부르심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는 저는 요즘 인내를 생각합니다. 인내를 연습합니다. 자신을 인내해야 할 때도 있고, 다른 사람을 인내해야 할 때도 있고,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오늘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야 하는 부담이 어깨를 짓누를 때도 있습니다.
한 번 싸움은 크게 어렵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쏟아지는 아드레날린의 에너지로 크게 힘을 내어 한 번 싸우는 것은 해볼 만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잘 인내하는 것은 더 힘든 싸움입니다. 그래서 잘 인내하는 사람은 뛰어난 전사보다 더 잘 싸우는
전사인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