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이 된다는 것, 제자로 산다는 것
제가 아이폰을 처음 사용하게 되었을 때는 사람들이 아직 아이폰을 잘 모를 때였습니다. 이 작은 기계의 놀라운 성능과 가능성에 매료되어 사람들에게 기회만 되면 아이폰에 대해서 얘기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신문, CD player, 녹음기, 나침반, 노트, 카메라, 손전등 등등의 작은 기기들은 다 집에 두고, 이 물건 한 가지만 들고 다니면 되는 새로운 세상이 열렸지요. 그래서 이 물건 좋다고 열심히 떠들곤 했는데, 어느 날은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 내가 복음의 전도자가 아니라, 아이폰의 전도자가 되었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순간 얼마나 창피했는지 모릅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물건, 음식, 건축, 관광지 등에 대해 열심히 얘기하곤 합니다. 그 물건, 그 음식, 그 관광지의 증인이 되는 겁니다. 소셜 미디어가 우리 삶에 자리잡은 이 시대, 그런 모습은 한결 더 심화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기가 먹어본 음식, 구입한 물건, 가본 곳에 대한 증인 되기에 바빠 보입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자기를 따르는 follower들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증인되고 follower 만들고… 더 좋은 것 증인되면 follower들이 더 많아지니 신이 나기도 할 것 같습니다.
제자(disciple)이라는 말의 뜻이 follower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2천 년 전에 씌여진 성경이 오늘 우리들의 삶에 어쩜 이렇게 잘 들어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증인되고 뒤따르고, 뒤따르고 증인되고… 다만 그리스도인들은 따르는 것이 다릅니다. 교회는 세상에서 불려나온 사람들(에클레시아)들의 모임입니다. 세상 사람들 증거하는 거 증거하지 않고, 세상 사람들이 따르는 것 따르지 않고, 우리 주님을 증거하고, 우리 주님을 따르는 사람들이 모인 그 곳이 바로 교회인 것이지요.
‘세상에 이런 편리한 것이 있으니 써봐라’고 말하면 여러분은 그 물건의 증인이 되는 것입니다. 정보 전달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 동기가 중요합니다. 우리들 모두 자식 자랑하고 싶은 마음들이 많은데, 자식 자랑하는 순간 우린 자녀의 증인 된 삶을 살게 됩니다. 내가 이룬 일들에 대해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많은데, 그러면 우리는 우리 자신의 증인이 됩니다.
누구의 증인이 되시겠습니까? 우리는 내 자식의 증인, 나 자신의 증인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자랑하는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르게 하는 것이 ‘제자 삼는’ 일입니다. 예수님의 증인된 우리는 좋은 것이 있으면 그것을 만드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잘 되는 일이 있으면 축복 주신 하나님께 영광 돌립니다.
이젠 성경을 읽을 때 Facebook이나 Instagram 보듯이 읽어보십시오. “우와~ 예수님이 이런 데를 다 가셨네!” “우와! 여긴 도대체 어떤 곳인데 이렇게 신기한 일이 일어났을까?” 감탄과 감동으로 성경을 읽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서신 곳에 서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들으며, 예수님께서 머무신 곳에서, 함께 그 분과 함께 먹는 그런 모습으로 성경을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해 줍니다.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은 자신이 저지를 범죄를 머리 속으로 수없이 반복해 본다고 합니다. 죄의 유혹이 커서 그저 그것만 생각하다가, 기회가 오면 그 일을 저지르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방법을 선한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예수님을 어떻게 소개할지 생각해 봅니다. 우리 친구 존에게 예수님을 어떻게 소개할지, 직장 동료에게, 동네 아주머니에게, 친구에게, 아이들에게 예수님을 어떻게 소개할지 늘 상상해 봅니다. 누워서 잠이 오지 않을 때 이것 가지고 고민합니다. 그리고 기회가 오면, 머리 속으로 수없이 그려 보았던 그 장면을 실천합니다.
예수님을 소개하고 함께 따르는 삶, 그것이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걸어가야 할 삶의 길입니다.
예수님을 소개하고 함께 따르는
호수 교회 김철규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