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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서 얻게 되는


얼마 전, 구름빵으로 유명한 백희나 작가의 저작권 소송이 작가의 패소로 끝났다고 합니다. 구름빵은 종이 인형을 하나하나 접어 만들어서는 사진을 찍어 엮은 동화책입니다. 아침을 거르고 출근한 아빠에게 구름을 따다가 반죽에 넣어 빵을 빚어서는 자기도 먹고 아빠의 회사로 갖다 드렸는데, 그 안에 들은 구름 때문에 콩나물 시루 같은 버스도, 교통 체증도 피해 하늘 위를 훌훌 날아서는 아빠의 회사로 금방 도착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소재나 내용이 참신합니다. 아동 문학의 노벨상이라 불리우는 스웨덴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문학상 (Astrid Lindgren Memorial Award)까지 받았습니다. 다만 이 무명 시절 잘못한 계약 때문에 저작권을 인정받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니 참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나 권리를 잃었기에 애도하는 그녀의 모습은, 그가 성공했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호사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글을 써도 아무도 읽으려 하지 않는다면 권리도 의미 없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성공하게 되면, 성공은 곧 우리에게 우상이 되고, 우리의 마음은 더 가져 보려는 우상에게로 달려갑니다.

저도 이것저것 많이 쓰는 편이라 저의 컴퓨터에는 많은 양의 글들이 담겨 있습니다. 책을 편집해보기도 하고 써보기도 하고 번역도 많이 했습니다. 대개 수 개월에서 수 년에 이르는 작업들… 그런데 한 번은 2-3년 정도 작업했던 내용을 다 잃어버린 적이 있었습니다. 오랜 기간 작업했던 내용들이 다 사라지게 된 상황을 겪자 며칠 동안 멍멍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어느 순간부터는 오히려 머리가 맑아져 왔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잃어버린 것이 오히려 나에게 잘된 일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잃어버렸기 때문에 오히려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서투르고 정리되지 않은 글들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잃어버림은 얻음이 되고, 얻음은 기쁨이 되었습니다. 물론 탁월한 작가의 경험에 비교할 일은 아닙니다. 그저 잃어버림의 개인적 경험일 뿐…

삶이 쉽지 않은 요즘, 무엇을 잃어버리셨습니까?

무엇으로 그 빈자리를 채우시렵니까?

우리는 늘 눈으로 보고 싶어하고, 또 손으로 쥐고 싶어합니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는 얻은 것과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손에 쥐고 있는 것과 놓쳐 버린 것들에 대한 균형 감각이 중요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대체하려는 어리석음은 피하고,

잃어서 얻게 되는 기쁨도 때론 맛보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을 소개하고 함께 따르는

호수교회 김철규 목사 드림

•백성이 모세가 산에서 내려옴이 더딤을 보고 모여 백성이 아론에게 이르러 말하되 일어나라 우리를 위하여 우리를 인도할 신을 만들라 이 모세 곧 우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사람은 어찌 되었는지 알지 못함이니라 아론이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의 아내와 자녀의 귀에서 금 고리를 빼어 내게로 가져오라 모든 백성이 그 귀에서 금 고리를 빼어 아론에게로 가져가매 아론이 그들의 손에서 금 고리를 받아 부어서 조각칼로 새겨 송아지 형상을 만드니 그들이 말하되 이스라엘아 이는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너희의 신이로다 하는지라 (출애굽기 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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